지난 12월, 달력을 보다보니 설 연휴가 유난히 길었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이 여행.
여행사에 문의했을 때에는, 이미 만석이었다.
그나마.. 나고야쪽이 여유가 좀 있을 것 같다는 말에 선택하게된 나고야의 게로 온천.
얼떨결에 선택해서, 비싼값을 치르고 다녀왔지만, 참으로 소중한 여행이었다.

일본 동경, 하코네, 홍콩에 이은 세번째 해외 가족 여행.
도현이의 첫번째 해외 여행.
나의 13번째 출국.
등등...

일정은 2박 3일, 게로온천 오가와야료칸 2박. 2일째에 다카야마에 다녀왔다.

엄마, 아빠, 승영, 도현, 나, 신랑. 27개월인 도현이 포함 총 6명이다.
평소에 잘 걷지 않으시는 부모님과 또.. 자유여행을 가니, 사실 걱정이 앞선다.
물론 어린 도현이가 가장 걱정이지만.....
OZ122편. 9시 15분 출발.
새벽에 일어나 엄마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발렛파킹을 하려고 했는데 웬걸.. 발렛파킹이 안된다. 만차란다. -_-;
뉴스에서 설연휴에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 많다고 떠들어대기도 하고, 이미 비행기표가 없다는것을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혼잡하다. -_-;
승영이는 장기주차장에 주차하러가고, 신랑과 나는 탑승수속을 했다.
대리발권이 안된다며, 자리비운 사람의 여권과 탑승권은 주지 않는다.
장기주차장에도 겨우.. 주차를 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정말 놀라울 뿐. 흐..

여권과 탑승권을 받고서 출국심사를 받으러 갔다.
내 가방속에 생수한병이 들어있었는데, 아기가 마실 물이냐고 묻더니 통과시켜준다.
수속을 마치고, 간단 쇼핑을 한 후에 비행기에 올라탔다.

1년만의 해외 여행. 네번째 찾는 일본. 두번은 보드여행이었고, 두번은 온천여행이다.
게다가 지난 2번의 가족여행도 모두 2월이었다. 이상하게도 겨울에만 찾게되는 일본.
기내 잡지에서 태국 신혼여행에서 갔던 시로코 레스토랑 사진을 보았다.
기분좋은 나를 더욱 들뜨게 한다.

1시간 30여분의 비행. 예상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긴 했지만, 도현이는 잘 견뎌주었다.
비행기안에서 토마스기차퍼즐과 비행기퍼즐도 선물로 받았다.
도현이는 이전에 제주도를 2번 가봤기 때문에, 첫비행은 아니지만, 아마 오늘이 첫비행이라고 생각했을것이다.

나고야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심사를 받는데, 지문도 찍고 얼굴사진도 찍는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뭐.. 시키는대로 하는 수 밖에...
짐을 찾아 나고야행 열차를 타러 갔다.
2월 11일 월요일이 일본 휴일이라서 3일 연휴라기에 기차표가 없을까봐 도쿄에 살고 있는 기림양을 통해서 이미 나고야-게로행 기차표를 준비해뒀었다. 국제특급우편으로 보내준 기림양에게 감사를... ^^

게로행 기차를 타려면, 우선 공항에서 나고야역까지 나가야한다.
12시 20분에 출발하는 표를 사두고 열차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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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역행 메이테이츠 특급열차 지정석. 12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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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를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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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에서 잘 놀고 있는 도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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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의 난 연신 웃고 있다. 아.. 너무 좋아~

뒤로 보이는 빨간 열차는 완행이다. 급행은 30분이 소요되지만, 완행은 두배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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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이는 27개월이라 무료지만, 한자리 차지하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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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기차안에서는 조용히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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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뿌게 찍어주세요 매형~

열차가 깨끗하고 참 좋다. 날씨도 너무너무 좋다. 신난다~~

나고야역에 도착하니 1시가 다 되었다.
2월 8일 1시 3분은 지정석 좌석이 없다고 하여, 자유석으로 표를 사두었다.
다행이었다. 비행기가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하마터면 점심도 못먹고 기차를 탈뻔했으니 말이다.
미리 표를 끊어놨지만, 자유석이기 때문에, 아무 시간에나 탈 수 있다.
2시 기차를 타기로 하고, 나고야역 상가내에 있는 소바집으로 향했다.
자리가 좁아서 두테이블로 나눠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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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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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 ^^

플랫폼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 국철 지하철역과 너무나 비슷하다.
커피를 한잔 마시며 기차를 기다린다.
자유석이다보니, 기차를 타는 순서대로 빈자리에 앉게된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선 곳이 보여서 뒤따라 줄을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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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엄마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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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타기전에. ^^

나고야에서 출발하는 기차라 좌석이 많아서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고야에서 게로역까지는 1시간 40분정도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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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손자. 도현이는 공항에서 잠이 들어, 게로에 거의 다 도착해서야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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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 풍경이 참 좋다. 물 색도 이쁘고...


드디어 게로역에 도착했다. 이때가 3시 40분.
도현이는 나고야 공항에서 잠이 들어서, 게로역에 도착할즈음에 잠에서 깼다.
우리의 숙소는 오가와야 료칸. 기차에서 내리니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스이메이칸 료칸이 유명하다고 하여, 이 곳을 예약하고 싶었지만, 이미 만실이었다.
오가와야 료칸은 역에서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좌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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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온천하시는 아저씨

셔틀을 타고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 아래의 노천온천에서 온천하고 계시는 아저씨가 보인다.
그런데... 의상이... 헉..... 없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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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천온천하시는 아저씨. 12배줌으로.. -_-;

짖궂은 신랑이 방에 들어가서 12배줌으로 당겨서 아저씨를 찍었다.
자연스럽게 온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기가 일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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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틀동안 묵은 방

늦게 예약을 해서 5인실을 예약하지 못했다.
그래서 2인실, 3인실을 하나씩 배정받았다.
조금 복잡한 구조의 료칸. 여러개의 건물들로 이루어져있다. 규모가 꽤 크다.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는데, 갑자기 도현이가 엄마~ 돈있어요?하고 묻는다.
자판기를 보고 오렌지쥬스를 사먹으려고 그랬던 것이다.
그렇지.. 점심도 굶었는데.. 배고프겠다. 하지만 너 27개월 맞니? 그냥 사달라고 하지 않고서... -_-;;;

저녁식사를 7시에 하기로 했다.
하코네에 이어 두번째로 료칸에 묵어본다.
오늘의 식사가 기대가 된다.
피로를 풀기 위해, 식사전에 온천을 하기로 했다.

온천에 들어가니, 사람도 없고 참 좋다.
인상적인 것은 바닥이 다다미라는 것.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미끄럽지도 않다.
게다가 탕 중간에 꽤 넓은 폭으로 높은 턱이 있다. 그 부분은 물 깊이가 한뼘정도?
도현이가 앉아서 놀기에 너무너무 좋았다.
처음에 낮선 곳을 두려워하던 도현이는 곧 적응을 하고서, 실내탕과 노천탕까지 1시간 반이 지나도록 나가자는 말도 없이 너무너무 잘 놀았다.
너무너무 만족스러운 온천~

유카타를 입고 기분좋게 식당으로 내려왔다.
보통 료칸에서는 식사를 방에 준비해주는 것으로 아는데, 이곳에서는 정해진 식당에서 식사를 하도록 되어있었다.
맛있는 식사에, 이틀에 걸쳐서 마시려고 준비한 양주 한병이 바닥을 보이고 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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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전 엄마,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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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영군. 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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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샤브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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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요리. 이외에도 사시미가 정말 맛있었는데, 남기질 못했다. ^^

일식 정식에 도현이는 시큰둥했다.
식사를 마치려는 시점에서 아줌마~ 튀김주세요~를 외쳐서 튀김세트를 주문해줬다.
튀김을 먹고나서는 아줌마~ 아이스크림주세요~를 외친다. 어디서 배운건지....
아이스크림이 없다니 사탕을 요구하는 도현군.
서빙하시던 아줌마가 어디선가 사탕을 구해다 주셨다.
이녀석.. 어디가도 굶지는 않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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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올라오니, 이부자리가 펴져있다.

 
서비스를 마음껏 받는구나. 내일은 뭐하고 놀까?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