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 준비한 일본 홋카이도 원정. 드디어 오늘 출발한다. 어제도 일때문에 늦게 퇴근한 터라 새벽 5시부터 일어나 씻고 짐 챙기고 답십리로 향했다. 4일간 도현이를 부모님께 맡기는 것이 도현이나 부모님께나 미안하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이렇게 도현이를 맡기는 것도 힘들듯 하여 이렇게라도 가게 되었다.  답십리에 도착하니 새벽6시 부모님들은 벌써 일어나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간단히 된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도현이를 두고 공항으로 향했다. 나올때 엄마, 아빠를 부르는 모습을 보니 4일간 잘 지낼지 걱정된다.

새벽의 도로 막힘 없이 우리를 공항으로 인도했다. 공항에 도착해서 주차 대행하고 공항으로 들어가니 오전 8시. 대한항공 check-in counter를 찾다 보니 일본행 전용 counter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Boarding pass를 받고 보드백을 대형 화물로 보내기 위해 들려고 하니 어디선가 웬 남자 직원이 와서 보드백을 들고 간다. 요즘은 골프, 보드 여행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이런 서비스도 해주나 보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아서 KTF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탑승 시간이 다 되어 게이트로 갔다. 비행기는 예정시간 보다 약간 늦게 이륙하였다. 인천에서 훗카이도까지는 약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어느덧 비행기는 홋카이도 상공을 날고 있다. 하늘에서 바라본 홋카이도는 구름이 많이 끼어 있다. 구름 사이로 보이는 육지에는 눈이 그렇게 많이 보이이지 않는다. 눈이 많다는 곳이 맞을까하는 의구심이 든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후면...

오랜만의 해외 여행에 들떠 있는 yujinn


샷포로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45분. 입국수속은 간단하였다. 비행기 나오자 마자 입국심사대가 있고 입국심사대를 지나서 1층으로 내려오면 바로 짐을 찾는 곳이다.

지난해 예약을 할 때, 히라푸 현지에 있는 여행사를 통해 숙박, 리프트권, 왕복 버스가 포함된 패키지로 예약을 하였다. 니세코까지 타고 갈 버스운행사는 Hokkaido resort liner. 1시45분 버스가 예약 되어 있었다. 버스 안내처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버스에 올랐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이다.


버스가 공항을 벚어날 무렵부터 눈이 살살 내리기 시작하더니 시가지를 벗어날 무렵에는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내리기 시작한 눈은 돌아오는 날까지 4일내내 줄기차게도 내렸다. 도로위에도 눈이 하얗게 덮여 있어 버스가 미끄러지지 않을까 걱정 되는데 이런 나의 걱정과는 다르게 차들은 눈 덮힌 길을 잘도 달렸다. 한참 바깥 경치를 감상하고 있는데 버스가 휴게소에서 멈추었다. 15분간 휴식이란다. 빡빡한 일정에 점심도 못 챙겨 먹은 터라 휴게실에서 우리는 우동과 고로케를 사 먹었다. 우동은 버섯 우동이었는데 국물맛이 끝내준다. 버스 탑승시간이 다 되어서 맛있는 국물을 결국 다 먹지 못하고 휴게소을 나섰다.

버섯우동. 국물이 끝내줘요.

버섯우동을 먹은 휴게소. 처마밑의 저 고드름 좀 보소.


버스는 다시 니세코를 향하여 출발하였다. 4시가 넘어가니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버스는 히가시야마 프린스 호텔를 거쳐서 4시45분 경에 히라푸 주차장에 내렸다. 주차장에 내려 보니 우리를 마중 나온 사람이 없다. 마중 나온 사람이 없다면 숙소로 전화를 하라고 했는데 숙소 전화번호를 모르는데 난감하다. 마침 주차장에 Information center가 있었다. 들어가서 숙소 이름을 대고 숙소에서 마중나오기로 했는데 안 왔다고 전화번호 좀 알려 달라고 하니 친절하게도 직접 전화를 해서 손님 왔다고 마중 나오라고 전해준다.

주차장에 있던 information center. 도착하자마자 많은 도움이 되었다.


Center에서 안내 책자를 살펴보고 있으려니 밖에 blue bell이라는 글자가 세겨진 밴이 주차장으로 들어온다. 밴에서는 인상 좋게 생긴 아저씨가 내려서 차에 쌓인 눈을 털어내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짐을 밴에 실었다.

밴은 꽤 되는 거리를 달려 숙소에 도착하였다. 마을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큰 듯 하다. 전화를 하지 않고 보드백을 매고 이 곳까지 찾아 왔다면 하는 생각을 하니 끔직하다. 펜션에는 주인처럼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반갑게 우리를 맞아 주셨다. 간단히 check-in 수속을 마치고 방으로 올라갔다.

12시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도착하였다. 짐을 정리하고는 집에 전화도 드리고 저녁도 먹을 겸 밖으로 나왔다. 우선 공중전화를 찾아 세이코 마트에 갔다.

이 곳이 세이코 마트다.

어른들께 전화를 드리고 있는 yujinn


출국하기전에 yujinn이 구입한 책에 들어 있던 무료통화권을 이용해서 우선 답십리에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도현이 잘 있나 하고 여쭤 보니 다행히도 잘 놀고 있다고 하신다. 엄마, 아빠 없다고 투정부릴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이다.

수원에도 전화를 드려서 잘 도착했다고 말씀드리고는 온천을 하기 위해 그랜드 히라푸 호텔에 갔다. 온천 입장료는 700엔이다. 안에서 몸을 씻고 노천 온천에 나와 보니 눈 꽃이 핀 나무들이 보이는 경치가 멋지다. 온천을 마치고 밖에 나오니 안마기와 맥주 자판기가 있다. 훗카이도에서만 판매한다는 바로 그 'Shapporo Classic' 작은 것이 230엔 큰 것이 300엔이다. 잔돈 생기는 것이 싫어서 큰 것을 하나 뽑아 들고 안마기에 앉았다. 안마기는 10분에 100엔. 온천을 하고 맥주 한 잔하며 안마를 받고 있으니 긴장이 스스르 풀리면 피곤이 몰려온다. 오늘은 이제 저녁만 먹고 들어가 푹 쉬면 되는군.

이런 경치를 보면서 노천온천을 즐긴다.

이 것이 바로 샷포로 클래식

니세코에서는 야간 보딩도 즐길 수 있다.

온천후 내일의 보딩을 기약하면 기념 촬영. 눈 많이 내린다. - -;


오늘은 저녁 식사는 초밥을 선택 하였다. 초밥를 먹기 위해 간 식당은 후지 스시 히라푸점.
yujinn과 나는 모듬초밥과 해산물 나베 1인분를 시켰다. 모듬 초밥 한 접시에 3300엔에 12조각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초밥과는 다르게 입에서 살살 녹는다.

후지 스시 그랜드 히라푸점. 식당 이름이 영어로 안 쓰여 있어서 지나치면서도 몰랐다는...

모듬초밥

해물 나베

음식과 함께 시켰던 술. 단 3잔이 나오더라는...

식당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


식사를 마치며 돌아오는 길에 주변에 소복히 쌓인 눈을 보며 내일 보딩에 즐거운 상상을 해 보았다. 이제 푹 자면 되는건가?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