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동생만 뺀 온 가족이 비행기를 탄다.
신랑은 어제 모스크바로 떠났고, 아빠는 오전 9시 30분 비행기로 필리핀으로 떠나신다.
엄마, 도현, 나는 오전 10시 30분 비행기로 제주도로 떠나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서 나왔건만, 출근시간에 딱 걸려서 출발하자마자 길이 막힌다.
10시 전에 공항에 도착할수나 있을런지 매우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도 9시 30분에 공항에 도착했다.

예약했던 영락카텔에 차를 맡기고,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공항으로 들어왔다.
불과 7개월만에 온건데, 무척 새로워보인다. 웬지 더 좋아보이는걸~~~

출발은 제 시간에 했지만, 제주 공항의 기상악화로 제주 상공을 20여분간 떠돌다가 12시 20분쯤 착륙하였다. 30분정도 연착.
기내 흔들림도 많아서, 그 전까지는 아주 기분좋게 잘 놀던 도현이가 엄청 짜증을 낸다.
나도 속이 울렁거리는데, 얘는 더 하겠지. 걱정이 좀 되었지만, 다행히도 착륙해서는 괜찮았다.

뉴트라제 XG를 기사님과 함께 예약해놓은 상태였다.
짐을 찾아 나오니, 기사님께서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계신다.
도착이 늦어져서, 1시간 반 가량을 기다리셨는데, 좀 안좋아 하신다.
뭐 우리탓도 아니고, 기상악화인걸 어쩌나.......

공항에서 밖을 보니, 진눈깨비가 내린다.
서울에서도 못본 눈을 여기서 보는구나 싶었다.
여행가방 여러개에 유모차까지 있으니, 짐을 싣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겨우 싣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우선, 점심을 해결하고 숙소로 향하기로 했다.

오분작 뚝배기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기사님께서 제주 시내 KAL 호텔 바로 옆의 식당으로 안내해주셨다.
우리가 시킨 메뉴는 갈치조림과 전복(오분작)해물뚝배기.
갈치조림이 정말 맛있었다. 도현이도 참으로 잘 먹는다.
겨울 제주에서는 갈치와 꿩이 제철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정말 맛있다.
돌아가기 전에 꿩 샤브샤브도 꼭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식당 밖을 빠져나왔다.

제주 날씨... 참으로 변화무쌍하다.
섬답게.. 맑고, 흐리고, 눈오고, 바람불고..... 순식간에 확확 날씨가 변한다.

점심 잘~ 먹고 기분좋게 우리의 숙소인 동양콘도에 도착하였다.
작년 여름 제주에 왔을 때 머물렀던 곳이다.
두번째 방문이라서 그런지, 무척이나 친근감이 들었다.
그런데 아뿔싸! 가방 하나가 없어졌다. 기내용 사이즈 트렁크 하나!
유모차를 싣기 위해 짐을 들고 내리다가 공항 주차장에 두고온 것 같다.
나는 렌트카 작은거 빌렸다고 혼나고, 기사아저씨는 공항에 짐 두고 왔다고 혼나고......
분위기가 정말 싸~~~ 했다.
게다가 체크인하는데, 직원이 추가인원 요금 내라고 했다가 직원도 덩달아 혼나고....
봐주지 뭘 그런걸 받냐고. -_-;;;;;;;
도착하자마자 이게 웬일인가 싶었는데, 다행히도 공항에 가셨던 기사 아저씨께서 짐을 찾아오셨다. 휴우...........
다시 평화 모드로..... *^^*

창밖으로는 갑자기 눈이 펑펑 내린다.
일단 밖으로 나가보았다. 다행이 나가자마자 눈이 그쳐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분재예술원으로 향했다.
작년에 왔을때, 참 좋길래 다시 와본 것인데, 겨울에 오니 소나무 귤나무 동백나무 등 몇개 나무만 제외하고는 잎이 다 떨어져 있다. 한마디로 썰렁하다. -_-;
게다가 춥고 해는 떴다 가렸다 난리고, 눈도 왔다, 그쳤다 난리다.
그래도 뭐 나름대로 꽃이며 이것저것 구경하고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숙소로 바로 들어올까 했는데, 기사아저씨께서 근처 해피타운으로 안내를 하신다.
중국 기예단의 공연이다. 15,000원. 싸지 않은 입장료.
일단 왔으니, 들어가보기로 하였다.
하늘을 날으는 묘기, 훌라우프 묘기, 어린 여자 아이들의 묘기 등에 오토바이 쑈!까지.. 여러 가지의 공연을 선보였다. 그 중 가장 압권은 오토바이쇼였다. 커다란 원안에 오토바이를 타고 들어가서 돌기 시작하는데 한명에서 시작해서 7명까지 늘어나면서 마구잡이로 돈다.
50분 공연동안 우리 도현이 너무너무 즐거워한다.
화려한 불빛과 조명을 관심있게 보더니, 오토바이 쇼를 할 때에는 몸을 앞으로 내밀면서 관심있게 지켜보고 혼자 박수도 친다.
아기들이 볼 수 있는 공연장에 데리고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은 한번쯤 볼만했는데, 공연을 마친 후에 공연했던 사람들이 앞으로 나와서 인사를 하고, 관객들이 모두 나갈때까지 서 있는데, 표정을 보니, 영 마음이 안좋았다.
좋아서 하는 일은 아닌 듯 했다.
팜플렛을 보면, 무척 화려해보이지만, 실제 장소는 썰렁했다.
날이 추워서인지 손님도 별로 없었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눈이 제법 내린다.
공연 장소가 해발 400m 쯤 된다는데, 도로에는 이미 눈이 쌓여있고, 시야도 좋지 않다.
모두 비상등을 켜고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다.
조심스레 산을 내려와 숙소로 돌아왔다.
제주 사람도 만나기 힘든 커다란 추위라고 했다. 입춘 추위라고도 하고.......

9시 뉴스를 보니, 제주의 1100 도로가 통제되었다고 한다.
그 뉴스가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전화가 온다. 모두들 걱정이 많으신가부다.
하지만 우리는 괜찮았다. ^^
내일을 기약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