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세계여행/미국

2000년 미국 서부 여행기 #01 로스엔젤레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2. 6. 17. 00:08
2000. 11. 10. 금

오늘 역시 내 평생에 가장 긴 하루가 되겠지.
유럽 태국에 이어 세번째 해외 나들이다. 그래서인지...별로 긴장은 되지 않았다.
드디어 미국이라는데도 가보는구나.

싼 비행기표를 구하느라 직항은 이용하지 못하고 경유편을 이용했다.
서울에서 동경을 거쳐 LA로 들어간다.

서울에서 오전 10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동경 나리따 공항에 도착하니 12시 30분.
작년에 잠시 스쳐갔던 공항이기에...그다지 낯설진 않았다.
그런데 역시 규모면에서나...어디에서나.....우리나라 공항과 너무 비교가 되었다. --;

서울에서 동경까지 대한항공을 타고 왔다. 동경에서 LA까지는 델타항공을 이용하는거였는데, 경유편을 안타봐서...어떻게 하는건지...걱정되고...궁금하기도 하고...그랬다.

암튼...비행기에서 내리고 나니, 내리자마자 바로 앞에 공항 여직원이 팻말을 써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경유편 승객을 위해서였다. ^^ 내가 내린곳은 2청사인데..델타항공은 1청사여서.. 그곳까지 안내를 해주었다. 이렇게 갈아타는거구나. ^^;;;

1청사 내부에서 보딩패스를 받고...모노레일같은거 타구..게이트앞으로 갔다. 4시 40분 비행기라서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심심해서 면세점 구경을 하는데...역시 우리나라보다 10% 정도는 비싼거 같다.

일단 가이드북을 하나 사가지고 왔다. 자신만만한 세계여행 미국편. 근데 이거 한권으로는 자신만만해지지가 않는다. --;; 여기저기서 찾은 자료라도 프린트해왔으면 좋았겠지만..워낙에 정신없이 오는 바람에...준비해온 자료가 거의 없었다. 아무 생각 없다가.. 갑자기 미국행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해진다. 나..어떻게 해야하지....

비행기가 1시간 연착을 해서..거의 오후 6시가 다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드디어 가나부다 미국. 동양 비행기(JL, SQ, KL)만 타다가 서양 비행기(DL)를 타니, 역시 스튜어디스들부터 틀리다. 정말 힘세게 생기신 아줌마가 내가 앉은 자리쪽 담당이었다. ^^ 우와. 컵도..대한항공꺼보다 더 크다. 푸히히.

아주아주 뚱뚱한 서양인이 도대체 이코노미 클래스에 어떻게 앉을까...무척 궁금했는데, 내 뒤쪽에 아저씨가...나름대로 잘 앉아있다. 왕 신기함..^^


밤비행기를 타고 LA에 도착했다. 원래 오전 9시 10분 도착이었는데..연착해서 10시두 넘어서 도착했다.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2시쯤 되었는데...여기 시간으로 아침이니 졸려 죽겠네...크크.

미국은 입국심사도 까다롭다고 해서...무척이나 긴장을 하고 입국 심사대에 섰다. 약간 삭막하게 보이는...키큰 흑인 아저씨였는데, 내 여권을 보더니 나를 보고 엉성한 한국말로 "방문?" 그런다. 푸히. 나는 첨엔 뭔소린가...하다가 "Yes"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더니, 6개월짜리 도장을 꽝! 찍어줬다. 하핫.
(재밌는 것은, 사람들마다 체류기간을 틀리게 찍어줬다. 더 자세히 말하면, 어느 줄에 섰느냐에 따라서 틀리게 찍어줬다는 야그. 정말...체류기간은 입국심사대 직원 마음대로더라.)

공항 밖으로 나오니...정말 눈부셨다. 여긴 공기 오염같은거도 없나부다. 멀리 야자수들도 조금씩 보이는걸 보니....내가 딴나라에 오긴 왔나봐. ^^

Hertz 셔틀버스 정거장에서 버스를 타고 Hertz사에 갔다. 공항에서 아주 가까웠다. Hertz사로 가는 길에 창밖으로 레간자를 보았다. 갑자기 숨어있던 애국심이 솟아나왔다. 레간자가 왜이렇게 반갑던지. 하하.(LA에는 코리아타운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한국 차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그러고보니 LasVegas에서도 엑센트, 프라이드 등등을 자주 볼 수 있었다.)

Hertz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렌트하기 위한 수속을 밟는 동안, 그 안에 있는 자판기에서 2$짜리 LA 시내지도를 구입했다. (원래는 3.95$짜리였는데, 여기서만 반값에 팔고 있었다.) 4일동안 그 지도를 얼마나 유용하게 썼는지 모른다. :)

우리가 빌린 차 두대는 도요다의 캄리와 포드의 머큐리 세이블 이었다. 차..좋더만.드디어 숙소로 간다. ^^

우리의 LA 숙소는 코리아타운의 "아카데미 하우스"라는 곳이었다. 코리아타운의 동쪽 끝부분에 있으며, 다운타운과는 차로 5분 거리였다. ^^

LA 코리아타운을 서울시 나성구라고 하더니...여긴 정말 서울 같았다. 간판도 다 한글 간판이네....

내가 운전을 하지는 않았지만(사실 국제운전면허증을 가지고 갔는데, 렌트할때 나이 제한이 있었다. 만 25세 이상이었던가? 그랬던거 같다. --;) 처음으로 미국땅에서 운전을 한다는 점에서 일행 모두는 긴장하고 있었다. 우리가 생활무전기를 빌려갔으니 다행이었지...만일 그게 없었다면 차 두대간에 어떻게 의사소통을 했을지..지금 생각해도 눈앞이 캄캄하다. --;

Hertz사에서 길안내받은대로 우리는 프리웨이를 타고, 숙소까지 잘 찾아갈 수 있었다. 좀 헤매긴 했지만...초행길에 쬐끔..헤매는건 당연한게 아닐까? 힛~~~

모르는 곳을 걸어다니면서 길찾는 것과 운전하면서 길찾는 것은 역시 너무나도 다르다. 걸어가다가 잘못왔으면 되돌아오면 그만이지만, 운전하다가 길을 잘못 들어서면 좌회전 또는 우회전을 몇번 반복해서 제자리로 돌아와야하고 게다가 우리는 차가 두대였으니...처음에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잠깐! 미국에서 운전할때 주의할 점. 좌회전 신호가 거의 없다. --; 그래서 직진 신호가 끝나서 빨간불이 들어온 직후에....확! 좌회전을 하는게..최선!

미국이구나...여기저기 신나게 구경을 하면서 숙소를 찾아갔다. 날씨도 좋고..야자수들도 많고...저 멀리 산밑에는 HOLLYWOOD 사인까지 보인다. 야호~~
근데 여기 미국은 땅이 넓어서 그런가...거의 1층이다. 집들도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2층짜리 단독주택이고...담도 없는거 같고...3층짜리 건물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푸헐.

코리아타운을 지나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아카데미 하우스"(1인 20$)를 찾았을때...나는 거의 괴성을 지를뻔했다. 너무나도...눈물겹게 반가웠기에........^^

3시였다. 우선 체크인을 했다. 한국인 아주머니가 우리를 맞이해주셨다. 아침식사가 제공되지는 않지만, 주방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게다가 밥솥도 있어서...우리는 쌀사다놓고 맨날 밥해먹었다. ^^;;;

먼저 고픈 배를 달래기 위해서...라면을 끓여먹었다. 기내에서 느끼한 음식들만 먹어서 그런지...참...맛있더만..

우리는 LA에서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디즈니랜드를 가기로 했다.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 가면 할인티켓을 구할 수 있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기때문에...우선 USC로 향했다. 우리 숙소에서 USC까지는 약 10분정도 소요되었다. 우리는 총 9명이었기때문에...할인티켓을 구하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

사전에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5시까지 문을 열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은 4시 40분. 세상에...4시 30분까지밖에 안하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지...내일 다시 와야지. --; (직원이 하는 말중에 내일 12시...라는 말이 있어서...나는 12시까지 한다는줄 알았는데.....나의 짧은 영어가 내일 들통난다. 푸하하)

쌀을 사기 위해서 숙소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신 한남체인이라는 곳에 갔다. 아주 큰 슈퍼마켓. 세상에나...황당.. 여기는 한국보다 더 한국같다. --; 쌀은 물론이고 김치에..갖은 반찬까지 다 만들어서 판다. 여기서 파는 과자들도 거의 한국 과자에..암튼 이 슈퍼에는 한국에 있는 웬만한 것들은 다 있다. 꽈당~!
손님도 거의 한국 사람. 주인도 한국사람...등등. 근데...소주는 정말 비쌌다. 한명에 6~7$쯤? 크크.

LA는 위험한 도시중 하나라던데...세상에나 지금은 해가 4시 50분쯤 졌다. 해졌다고 바로 숙소로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일. 다운타운에 갔다.

코리아타운에만 계속 있으니, 미국에 왔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는데, 다운타운쪽으로 가니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 오긴 왔나보군.

차이나타운쪽에 갔다. 어두워서인지 분위기가 좀 썰렁하고...길에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심상치 않고 해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리틀도쿄쪽으로 내려왔다.

리틀도쿄를 들어간다는게, 길을 잘못들어가서 사람도 정말 없는...마치 폐허처럼 보이는....정말 누가 나와서 총이라도 쏠 것 같은 이상한 길로 들어가버렸다. T__T
놀래서 얼른 나왔는데 리틀도쿄는 바로 옆블럭이었다. 콰당~!

리틀도쿄를 또 차안에서 눈으로만 보고..... 배가 고파서 버거킹에 갔다. ^^ 햄버거가 참 맛있네...힛~ 근데 가격은 우리나라랑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 내가 볼때는 맥도널드가 가장 많았던 것 같고...그담에 버거킹..그리고 Jack in the house였나? 그것도 여기저기 아주아주 많았다.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길에서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홈리스를 보았다. 정말 기분이 이상하고...무섭더만.

LA의 첫 느낌. 글쎄...내가 코리아타운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사실 아직까지는 미국에 왔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내일은 Disney Land에 간다. 기대.
LA에는 테마파크 말고는 별로 볼게 없는건가? 정보를 많이 가지고 오지 않아서...잘 모르겠다.


꼬랑지. 주저리주저리 할말이 많은가봅니다. 글이 좀 길져? 내일부터는 좀 짧게.^^